1.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
2023년 1월 4일, 26년 만에 찾아온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에 대한 영화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슬램덩크 극장판은 이전 출간된 만화책과는 다른 내용 전개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래시백 기법을 사용해서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내용을 보여줍니다. 과거시점의 회상 내용은 북산고 포인트가드 송태섭의 성장배경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현재시점의 내용은 슬램덩크의 명경기이자 최종전인 산왕공업과의 경기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존 주인공인 강백호를 중심으로 내용을 진행하는 것이 동료 송태섭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산왕공업과의 경기내용은 슬램덩크의 팬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 3D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움직임으로 표현됩니다. 영화 관람 전 3D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의 생동감이 잘 표현될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만화책으로 그려진 하나하나의 컷들이 3D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에 하나하나 녹아들어 잘 표현되었습니다. 만화책과는 다른 중간중간 끼워지는 송태섭의 개인의 서사는 캐릭터의 몰입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송태섭 개인의 서사와 산왕공업과의 경기가 잘 표현된 슬램덩크 팬들에게는 즐거운 선물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인물 및 서사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은 송태섭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송태섭은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형과 여동생,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됩니다. 농구 유망주였던 형을 동경하던 그는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으로 인해 방황하고 기억 속 형의 그림자를 따라 살아갑니다. 형에 대한 그리움과 자책감으로 표현되는 송태섭의 어린 시절의 모습과 산왕공업과의 경기에서 이를 극복해 내는 송태섭 개인의 서사는 만화책에서는 알지 못했던 송태섭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깊이를 더해 줍니다. 북산고교의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는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송태섭의 경쟁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화책에서 표현된 고교 최고의 선수 산왕공업 정우성은 북산고 서태웅과의 매치업 대상으로 표현되지만 극장판에서 송태섭이 정우성에게 느끼는 경쟁심은 새롭게 다가왔는데, 지역예선 결승리그 능남고교와의 경기에서 송태섭이 윤대협을 누르고 속공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송태섭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생각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3. 총평
만화책과 비교해서 걱정반 기대반으로 영화를 보러갔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스케치로 실시간으로 그려지는 느낌으로 표현되는 순간부터 심장이 두근거렸고 영화는 생각보다 기대이상이었습니다. 강백호를 좋아했던 한 팬으로서 여전히 귀엽고 예의 없는 강백호의 행동은 순간순간 웃음이 터져 나오게 했습니다. 여전히 감독님께 영감님이라 부르고 턱살을 만지는 모습도 탁자에 올라가 소리치는 장면이나 농구의 기본룰인 더블드리블을 하다가 공을 뺏기는 장면, 속공 레이업슛하다가 백보드에 그대로 공을 던지는등의 장면들은 영화를 더 즐겁게 볼 수 있게 해 주었던 요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강백호가 골대 밑에 있다가 상대가 블록킹 한 공이 백호 얼굴맞고 골이 들어가 득점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 채치수에게 고릴라라고 하며 달려드는 장면 등 만화책의 주인공이었던 강백호가 영화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조연으로 한 건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후반 1분이 남았을 때 무음으로 긴장감을 주는 순간에는 함께 숨을 죽이며 보게 되고 박진감을 더해주는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농구를 주제로 삼은 만큼 경기를 할 때의 다양한 요소들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장의 함성, 슛모션, 속공과 디펜스, 교체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화를 더 박진감 넘치고 볼거리 있게 해 준 것 같습니다. 이노후에 다케히코가 이렇게 흥행할 줄 모르고 만들었다는 슬램덩크는 젊은 시절 우리를 다시 생각나게 해 줍니다. 앞으로 더불어 서태웅이나 채치수 다른 인물들의 인생도 이번 송태섭처럼 주인공으로 한 명씩의 이야기로 나왔으면 하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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